평소 나는 브런치로 글을 많이 읽는다. 블로그보다 진지하고 책 보다 가벼운 그 느낌이 좋았다. 나에게 브런치가 어느 정도냐면 개발자 진로를 목표로 it를 전공하다가 PM, 기획자로 진로를 변경할 정도이다. 브런치와 작가님들은 내 인생에 큰 영향을 미쳤다.
마찬가지로 도그냥님의 브런치와 서비스 기획 스쿨도 진로를 정할 때 큰 역할을 했고 작년부터 쭉 구독해서 읽던 작가님이다. 어느 날 출근길 새 글 알림 푸시가 왔는데 책 리뷰 알림이 왔다.
늘 이런 이벤트에 운이 없어 신청하되 기대하진 않았다. 그런데 이번에는 운이 좋았다!
그래서 일을 즐기는 사람들의 이야기 "별일 하고 산다"를 읽게 되었다.
갑자기 인터뷰 책을 받게 된 것도 매우 시기가 적절한데 나 또한 회사 신사업 방향 설정 때문에 인터뷰이를 구하고 인터뷰를 하던 상황이었다. 이 책에 나온 인터뷰이들의 사연처럼 나도 대면 인터뷰를 진행하며 인터뷰이의 사연을 들을 수 있었다. 인터뷰이인 학원 선생님과 사전 질문 이외에 자유롭게 이야기하며 그분의 인생 이이기, 직업을 택한 이유, 일에 대한 생각을 들을 수 있었다. 단순히 돈 버는 것을 떠나 일에 대한 관점, 힘든 점, 그럼에도 일을 계속하게 만드는 이유를 듣고 책의 내용도 이와 비슷한 것을 느꼈다.
"별일 하고 산다"는 일잘러 위에 일잼러인 분들을 인터뷰한 일잼원정대 내용을 책으로 출판한 책이다.
내가 이미 아는 인터뷰이는 유튜버 이연, 디에디트 그리고 이 책을 보내주신 도그냥님이다. 이 세 분의 컨텐츠를 봤었기에 알고 있었다.
이미 아는 인터뷰이는 컨텐츠로 보던 각자의 생각을 한 번에 정리해서 보는 느낌이었고 다른 인터뷰이는 각자 나와 완전히 다른 길, 생각에서 살아가는 것을 볼 수 있어 좋았다.
책 내용이 궁금하다면 일잼원정대를 검색해서 인터뷰 기사를 읽어도 좋고 책을 읽어도 좋다.
책에 나오는 인터뷰이들을 보며 자신이 평소에 하는 일을 누가 시키지 않아도 더 재미있게 그리고 의미 있게 자신만의 방식으로 해내는 모습에 감탄했다. 나 또한 근무 외 시간에 회사에서 시키지도 않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실 회사에서 시키는 기획을 할 때 데스크 리서치만으로 전략을 수립하고 화면을 그려도 상관없다. 퇴근 후 남는 시간 편하게 놀고 쉬어도 아무도 뭐라 할 사람 없다. 그렇지만 그렇게 인생이 지나가고 10년 뒤 20년 뒤 나를 돌아볼 때 시간만 흘러갔다고 느낄 것이다.
책을 읽으며 요즘 다시 떠오르는 생각은 학교 다닐 때 나는 너무 공부만 했다는 것이다. 물론 그 당시 공부한 전공이 탄탄히 쌓여있기에 현재 일 할 때 유용한 편이다. 그렇지만 공부가 전부는 아닌데 학교에서 시키는 것이 많다고 그것만 한 것이 너무 아쉬웠다. 코로나로 상황이 좋았던 것은 아니지만 취업하고 서울 올라오니 다들 컨퍼런스, 해커톤에 참가하거나 다른 학교 학생들이랑 프로젝트를 진행한 사례를 많이 들었다. 솔직히 너무 부러웠다. 우리 학교는 지방에 고립되었고 프로젝트를 모여하는 것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적어 쉽지 않았다. 반면 대도시는 이런 점에서 자유롭게 사람을 구하고 만나는 것이 부러웠다. 지방대와 차이는 이런 인적 인프라 차이에서 오지 않나 싶었다.
아무튼 그건 지나간 시간이고 지금은 판교에 직장을 다니니 이런 푸념은 필요 없어졌다. 나도 10년을 일하고 돌아 볼 때 내 인생에 이런 길을 남길 수 있을까? 사실 쉽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취업하고 회사 일 이외의 무언가를 시도하는 것이 정말 어렵다고 느꼈다. 학생 때와 다르게 근무시간에 집중하고 집에 오면 뻗기 일 쑤이다. 왜 직장인은 집에 오면 퍼질러 있는가에 대한 의문은 일을 시작하며 단박에 이해했다. 밥 먹으면 잘 시간이고 눈 뜨면 출근인 것이다.
회사 일하며 자아 실현은 정말 어려운 일이지만 "별일 하고 산다"의 인터뷰이들처럼 시키는 일만 처리하는 삶이 아닌 자기 주체성으로 일을 즐기며 내 인생을 살아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보내주신 책 정말 감사합니다. 특히 인터뷰를 하러 다니는 와중에 인터뷰한 글을 봐서 감회가 새로웠습니다. 책장에 꽂아두고 가끔 꺼내먹으며 현재를 돌아 볼 수 있게 하는 책이 될 것 같습니다.